니체: 현대성의 위기와 미래철학의 과제 (한국 서적)
장르 : 철학, 니체
2021년 12월 27일 초판 발행된 양대종 저자의 도서. 이번에 니체와 관련된 강의를 하나 듣게 되었는데, 해당 강의에서 참고서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읽었다.
가볍게 생각했는데, 논문에 필적하는 깊이를 가진 책이었다. 상식 수준의 철학 이야기 나부랭이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의, 니체의 모든 저서를 통해 니체의 삶과 철학을 다방면으로 탐구하는 책이라고 보인다. 따라서 니체의 서적을 많이 읽고 이해하고 있을 수록 이 책을 읽기에 더 좋을 것 같다.
분량과 깊이가 상당하여 나눠서 보고 각 장별로 따로 이야기하겠다. 솔직히 내가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 스스로 계속 질문하고 답할 뿐이다.
<책을 내면서>, <목차>, <일러두기>, <서문> 은 이 책을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지에 대한 저자의 생각과 각 장의 방향성 설명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선악의 저편」 속 자바섬의 덩굴식물인 ‘시포 마타도르(Sipo Matador)’ 를 인용해 젊은 철학자로 비유하며 외치고 있다. “승선하라, 그대 수수께끼를 푸는 자여!”
1장 <황금의 중간길 찾기> 는 니체가 바라본 정의(正義)의 개념이다. 정의란 어떤 이상적인 것인지, 우리는 어떻게 해야 정의에 도달할 수 있는지. 신념이나 강직성이 어떻게 정의를 위협하고, 어떻게 ‘위버멘쉬’ 가 될 수 있는지 설명한다.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양 극단을 모두 통과하면서도 항상 엄격히 판단하며, 집행관으로서 처벌하는 정의. 과정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어려운지, 하지만 그 과정을 겪지 않으면 우리가 어떻게 파멸할지를 이야기한다. 순수한 어린아이같은 태도로 모든 길을 통과하지만, 오랜 편력을 거쳐 성숙한 자유에 이르러야 하는 정의로운 자의 모순되고 어려운 길.
Q. 정의로운 자는 올바른 자인가?
A. 정의로운 자는 올바른 자가 아니다. 올바름을 판별하는 절대적 진리는 어디에도 없고, 스스로 모든 극단을 통과하여 스스로 판단하고 그 판단에 책임을 진다.
Q. 스스로의 정의를 세운 자는 그릇된 신념을 고집하는 자와 무엇이 다른가?
A. 그릇된 신념을 고집하는 자는 자신의 답을 맹신하며, 스스로의 정의를 세운 자는 자신의 판단이 언제든 틀릴 수 있음을 알면서도 판단하는 자이다.
10장 <사랑을 통해서 본 현대성의 위기와 극복 가능성> 은 니체가 말하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다. 사랑이 현대에 어떻게 난센스가 되었는지, 기독교를 통해 어떻게 타락하였는지, 기독교는 이웃사랑이라는 형태, 자비와 봉사라는 형태로 사랑을 어떻게 뒤틀어 바꿨는지 이야기한다. 니체가 주장하는 사랑이란 힘에의 의지로부터 파생된 힘의 확장을 위한 갈망이며, 자신의 부족함을 상대에게 갈망하거나 내가 넘치는 것을 상대에게 베푸는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 두 가지 사랑의 형태 중 더 숭고한 사랑은 후자이며, 가장 최고 단계의 사랑은 우정이라고 이야기한다.
니체가 이야기한 사랑이란 즉 힘의 표현이다. 자신을 확립하고, 자신의 세력을 넓히는 것이 올바른 사랑이다. 욕망과, 충동과, 힘에의 의지가 섞인 사랑이란 감정에 한없이 이타적이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기독교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는 잘못된 것이다.
니체는 삶의 결과로써 사랑이 발생한 것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감정이 삶을 긍정하게 한다고 이야기한다. 비이성적인 감정인 사랑이지만, 우리는 광기 속에 이성을 찾고 그제야 삶을 긍정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난 약간 다르게 생각한다. 인간은 무언가를 사랑해서 삶을 견딜 수도 있지만, 누군가에게 받은 사랑으로 삶을 견딜 수도 있다. 세상 모든 사람이 힘에의 의지를 가지고, 강하고 높은 삶을 살 순 없다. 누군가는 남에게 받은 사랑으로 삶을 견디고 살아갈 수 있다. 니체가 이야기하는 사랑은 인간을 극대화한 이상론이다. 물론 여기에 다시 니체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인간은 이상 없이 상승할 수 없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