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미친 페미니스트 여자친구 (1~51화)

나의 미친 페미니스트 여자친구 (한국 웹툰)
장르 : 페미니즘, 드라마

동명의 원작 소설을 기반으로 카카오웹툰에서 2021년 5월 26일 ~ 2022년 2월 9일까지 연재된 오은지, 민지형 작가의 만화.

메인 스토리는 남주인공이 미국 유학을 가며 헤어진 여자친구와 재회했는데, 그녀가 메갈리안 페미니스트가 되어있었다는 내용이다.

대환장 제목과 내용답게 페미니즘 메갈리안 한녀 × 일베충 성범죄자 한남 구도로 초반회차는 댓글에서 피터지게 싸우며, 후반부에는 “정말 현실을 잘 담아낸” 이라는 극찬을 받으며 댓글창에서 ‘그들’이 연대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이 웹툰이 인터넷에 가장 널리 퍼지게 된 대사는 아래와 같다.

여주 : 왜? 내가 메갈이면 어쩔 건데? 무서워? 쿵쾅 쿵쾅? 또 어제처럼 엄마야~ 하고 도망가게?
여주 : 맞아. 나 메갈이야. 무서우면 멀리 도망가.

남주 : ‘…와… 대박…’

주제랑 별개로 여성향 그림체, 드라마 같은 비현실적인 대사, 그들만이 받는 피해와 그들만이 두려운 세계관 속을 거닐다보니 보기 힘들어서 페이지를 못 넘기겠는데, 꾸역꾸역 겨우 봤다.

이 작품의 근본적인 문제는, 현실을 담아내려 이야기하기보다는 그들의 입장을 전시하는 데 집중했다는 것이다. 이 작품 속에서 흘러나오는 스토리의 갈래들은 모두 그들의 주장을 설득력있게 만드는 도구로, 인물들은 특정 개개인이 아니라 몰지각하고 몰상식한 남성들, 그리고 그들의 연대를 방해하는 여성들이라는 입장을 대변하는 일종의 프로파간다처럼 작동한다.

또한 2020년 전후로 페미니스트 vs 반페미니스트라는 인터넷 상 이념 대립 구도를 웹툰 전면에 내세워 계속해서 자극적인 사건만을 일으킨다. 서로에 대한 이해나 설득, 존중과 이야기보다는 ‘지금까지는 너희들이 강하게 우릴 탄압해오고 무의식중에 짓밟아왔으니, 이제는 우리가 연대하여 힘을 보여주겠다’ 라는 이념을 이야기하는데 급급한 모습을 보인다.

캐릭터는 입체성을 잃고, 독자는 이야기보다는 그들이 보고 들었던 이슈에 몰입하여 스스로가 진정한 피해자인양 행세하거나 상대를 가해자인양 몰아세우고, 이야기를 듣기 보다는 서로가 칼과 창을 들고 투쟁하는 콜로세움 한가운데에 던져진 것만 같은 기분을 느끼게 된다.

특히 이 웹툰의 구조가 결국은 성범죄자인 남성을 처단하고, 여주인공이 일종의 자조섞인 체념을 통해 이야기가 종료된다는 점에서도 문제가 있다.

갈등이 있으면, 문제를 제기했으면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그리고 그들은 그저 상대의 추악한 모습만을 유심히 골라내어 거울처럼 보여주기 급급하다. 그들을 이해하긴 어렵지만, 이게 옳은 방향성이 아니라는 것 하나만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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