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부인의 50가지 티 레시피 (한국 웹툰)
장르 : 이세계빙의, 로맨스판타지, 차
2019년 7월 12일 ~ 2021년 6월 18일까지 연재된 앤트스튜디오의 웹툰. 이지하 작가가 쓴 동명의 원작 웹소설을 기반으로 한다.
스토리는 소심하고 능력 없어 따돌림당하는 공작부인 ‘클로에 바텐베르크’ 에게 빙의된 주인공 박하정이 이세계에서 차 문화를 즐기며 승승장구하는 내용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네이버 웹툰 「차차차」 와 일본의 「책벌레의 하극상」 을 섞은 느낌이다.
차라는 문화는 매력적인 소재다. 그러나 이 만화의 주제는 단순히 그 매력적인 차가 왜 좋은지, 어느 것이 맛있는지 설명하기에 급급한 것이 아니라 소재를 이세계와 잘 엮은 점에 있다. 차 문화가 발달하기 위해 필요했던 것, 수질이나 경수, 연수에 대한 언급, 그리고 문화적 차이를 묶어 설득력 있게 시작한다.
다만 아쉬운 것은 그림의 편차가 크다는 점이다. 그림체에 일관성이 없고 심지어는 한 인물의 얼굴을 다른 회차와 비교해 봤을 때 전혀 다른 인물로 보일 정도로 큰 차이가 있다. 스튜디오 작품 특성상 여러 인원이 작품에 동원되는 것은 이해하지만,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되지 못하는 그림을 웹툰이라는 상품으로 낸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특히 초기에 올라온 몇 화는 동일 날짜에 업로드 된 그림이라고 볼 수 없을 만큼 꽤 큰 차이가 나며, 나와 같은 막눈이라도 웹툰을 보며 그림이 심각하게 느껴질 정도다.
로맨스판타지라는 장르가 유행하기 시작한 뒤, 개별 작품의 그림 수준은 점점 높아지고 현재에 이르러선 한 장 한 장이 일러스트라고 봐도 될 수준의 작품까지 태어났다. 그러나 이 작품의 그림은 그런 기교 수준까지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기본적인 부분이 매우 아쉽다고 생각했다.
스토리는 무난하지만 등장인물의 감정선이나 전개 속도가 너무 편의주의적이다. 이야기에 설득력을 더해야 할 캐릭터의 생각이나 움직임, 감정마저도 이야기 전개의 도구로 이용되며 마치 먼치킨 액션 뽕빨물을 보는 듯 한 전개 속에 등장인물과의 공감대 형성은 점점 어려워져 간다.
특히 영국의 진 거리(Gin Lane)을 유사하게 표현한 사건을 만들어내며, 진의 대체품으로 밥 먹을 돈도 없는 서민에게 밀크티(홍차, 설탕, 우유라는 사치품 모두 포함)를 보급하자라는 제정신이 아닌 소리를 내뱉는데.. 그게 또 사회에서 받아들여진다. 비단 이 사건만이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작품 내 개연성이 상당히 떨어지는 편.
주제도 가볍고 보는 데 부담은 없지만, 작가가 하고자하는 이야기를 제대로 녹여내지 못한 점이 과연 소설 원작의 문제일지, 아니면 웹툰의 문제일지는 모르겠다. 기회가 되면 소설도 읽어보겠지만, 아직까지는 그렇게 흥미가 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