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동자 (한국 영화)
장르 : 공포, 스릴러, 서스펜스, 범죄, 미스터리
2026년 6월 24일 개봉한 염지호 감독의 영화. 2010년 9월 11일 개봉했던 스페인 감독 기옘 모랄레스(Guillem Morales)의 영화인 「줄리아의 눈 (Los ojos de Julia)」 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라고 한다.
스토리는 유전병으로 인해 점점 시력을 상실하는 병에 걸린 쌍둥이 자매 중 언니인 박서진이 동생 박서인의 자살 사건에 대해 추적하며 벌어지는 사건들에 관한 내용이다.
이 영화의 몇 안 되는 장점 중 하나는 사운드로, 특히 초반부에 영화의 스토리가 풀리지 않았음에도 공포감과 스릴을 만들어내는 사운드 구성이 상당히 매력적이다. 초반 몇 장면에서 느꼈던 영화 「샤이닝」 등의 오마주 장면은, 장점으로 꼽을 뻔 했으나 영화 자체의 완성도 부족으로 오마주된 작품에 대한 모독으로 받아들여질 우려가 있어 제외하려 한다.
다만 이야기가 상당히 중구난방이다. 자신을 스토킹하는 전 남자친구, 플래시백하는 끔찍한 장면들과 주인공의 정신병적 착란증세, 동생의 자살과 연관된 여러 인물들, 의미 없는 떡밥들과 관객은 모르는 숨겨진 트릭들까지. 너무 다양한 이야기를 떠들어대니 본질인 스릴에 집중하지 못하며, 뻔한 전개에 사운드는 갈피를 잃었고, 그마저도 스토리는 완결성이 없었다.
주인공의 행동은 그야말로 정신이상자의 그것과도 같다. 본인을 살해하려고 쫓아온 스토커가 전자발찌를 끊고 도사리고 있는데, 경찰의 보호는 받을 생각도 않고 있으며, 그 스토커에 의해 동생이 살해되었을 것으로 예상되는 집에 거주하길 고수한다. 짚을 지고 불 속으로 달려드는 격 이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건가 싶다.
동생의 사망에 대한 비밀을 하루 빨리 풀어야 한다며 스토커가 잡히길 기다리지도 않고 위험 속에 온 몸을 던지지만, 회복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각막 이식 수술은 해도 괜찮은 것인가? 각막 이식 수술을 진행하고 가진 일주일 간의 회복기간조차 병원이 아닌 그 집에 들어가는 것은 대체 무슨 행태인가?
영화의 주제 또한 미묘하다. 이 영화의 제목인 「눈동자」 는 주인공이 초반에 만들어 온 눈동자를 찍은 사진과 주인공 자매와 가족들이 걸렸던 시력을 상실하는 유전병 이외에는 아무 의미가 없어 보인다. 스토킹이라는 범죄의 시선, 스릴러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장면마다 나온 ‘눈’ 들에 대해서는 이해가 되지만, 범인의 정체가 밝혀지며 그 범인이 눈동자와는 아무 관련 없는 피해망상 이중인격자라는 아주 뜬금 없는 설정 덕분에 도대체 왜 이 영화의 제목이 「눈동자」 였어야 하는가? 라는 결론으로 수렴한다.
공포나 스릴러 영화에선 어느 정도 답답한 행동은 용인된다. 하지만 이 정도 이야기는 감독이 관객을 만만하게 보고 있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