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켄세라

켄세라 (한국 소설)
장르 : 오디오북, 성장, 단편

2020년 발행된 채현선 작가의 작품으로, 출판이 안되고 애초에 오디오북으로만 나온 소설인 것 같다. 오디오북으로 들었다.

스토리는 새벽 3시에 의문의 여자에게 전화가 걸려와 ‘나를 전혀 알지 못하는 누군가가 필요한 사람’이라면 자신과 통화하자는 이야기로 시작되어, 동틀 녘 까지 두 여성이 전화하는 내용이 전부인 짧은 내용이다.

주인공은 종양 때문에 안구를 적출해 시력을 잃고 절망하여 집 밖으로 나가지 않고 있는 사람이며, 통화 상대는 라파엘이라는 남자친구의 죽음으로 슬퍼하는 사람으로 나온다.

이야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의문의 여성의 남자친구인 라파엘은 페루 사람으로, 초반에는 다양한 악기로 음악을 하는 것으로 묘사되나 갑자기 페루에서 짐 운반꾼 일을 하다 사망하고 신체 일부만 여성에게 돌아온다.

대체 왜 음악가가 포터 일을 하는지, 그리고 두 사람이 무슨 이유로 새벽 세 시에 이렇게 통화를 하고, 서로를 잘 아는 것 처럼 위로를 하고 공감을 하는지? 같은 당연한 의문이 떠오르는데 그런 이야기를 하면 안 될 것 같기도 하고.. 그리고 심지어 메인 시점인 주인공 이야기는 거의 안 나오고 상대 여자 공감만 하다가 나도 힘을 내야지 아자아자! 하고 끝난다.

또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다면 초반부의 시적인 묘사에 상당히 집착하는 부분이다. 자연스레 나오는 아름다운 묘사가 아니라 머리를 쥐어짜내 만든 글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초반에 나오는 라파엘의 팬플룻 연주를 무려 8번 반복하여 묘사하는 장면이 참. 묘사가 세 번이 넘어가면서 어디까지 하나 세어 버렸다.

“풀잎을 훑는 소리였다. 모래를 쓸어가는 소리였다. 강의 수면을 스치는 소리였다. 대나무 숲을 가르는 소리였다. 바닥에 쌓인 눈을 허공으로 흩날리는 소리였다. 개울을 흐르는 소리였다. 햇볕에 바짝 마른 나뭇잎이 바스락대는 소리였다. 새카만 눈동자를 가진 아이가 손등으로 눈물을 훔치는 소리였다.”

시인 이상의 「오감도」 인가? “제1의아해가무섭다고그리오…”

두 절망에 빠진 사람들이 서로를 보듬어주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던 건가 한데, 나는 이게 과연 뭔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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