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살리에르 (한국 웹툰)
장르 : 드라마, 미술, 로맨스
백원달 작가의 웹툰. 「2020 지상최대공모전 2기」 에서 장려상을 수상하고 정식 연재를 시작하여 2021년 7월 27일 ~ 2022년 4월 12일까지 연재되었으며, 친구의 추천으로 읽게 되었다.
제목은 영화 「아마데우스 (Amadeus)」 를 통해 우리에게 친숙한,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경쟁자이자 그에게 열등감을 품은 2인자, 안토니오 살리에리의 이야기를 참조하여 지은 듯 하다. 물론 그의 이야기는 그저 이야깃거리와 창작물로 각색된 사실무근의 이야기라고 하지만, 이 만화를 읽고 나서 다시 제목을 보면, 예술은 결국 이야기로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음을 주장하는 금선희의 역할과도 일치하는 느낌이 있다.
메인 스토리는 부유한 가정에서 자랐지만 그림에는 재능이 없고 못생겼던 ‘금선희’와, 예쁜 얼굴이면서도 미술에 누구보다 진지하며 재능도 있는 ‘류명화’가 미술계에서 대립하는 이야기이다.
말장난같은 이름, 다소 투박한 그림체와 초반부의 억지스럽게 드라마틱한, 뻔한 전개 덕분에 초반부는 약간 몰개성했다. 흔한 로맨스와 치정극, 질투에 찬 2인자가 무슨 수를 써서든 상대를 파멸시키려는 모습은 분명히 이 작품만이 보여줄 수 있는 유니크한 이야기는 아니었다.
하지만 후반부의 이야기는 꽤 흥미진진하다. 비록 이야기의 구성에는 많은 구멍이 있지만, 그러한 부분도 해석을 가하면 예술의 일부가 된다. 자신의 철학으로 점 하나를 예술로 무장시키던 금선희의 「COSMOS」 처럼 말이다.
자신이 동경하는 사람에게 닿기 위해 노력했지만 잡을 수 없던 금선희는 그토록 좋아하던 우수와 류명화에 대해 이상한 환멸감을 느끼며 좌절하고 증오에 빠진다.
분노와 증오, 질투는 굉장한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자신이 잘못되었음을 알고도 장기간 가짜로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어쩌면 리플리 증후군일수도, 혹은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은 모든 만들어내야만 하는 예술가의 기질일 수도 있다.
고집 센 예술가들이 자신의 길을 꿋꿋이 지켜나가는 것은, 그것이 올바른 길이 아니더라도 그들만의 개성이다. 물론 금선희의 행위가 예술로 치부될 수 있을 만큼 가벼운 일이 아니라 범죄이며, 작중 내내 역겨운 느낌이 드는 것은 확실하지만. 누군가는 자신의 이상에 도달하지 못해 이상적인 사람을 끌어내리고 싶어하는 추악함이 있을 지도 모른다.
재능과 사랑을 가질 수는 있었지만 돈도, 빽도 없던 류명화는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처절하게 발버둥치다가, 주변 사람들 모두를 잃을 지경이 되어서야 꿈을 포기한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모든 것을 포기한 시점에 모든 것이 다시 시작된다. 마치 자신에게 던져진 추악한 오물이 거름이 된 나무가 자라는 듯이.
사실 이 작품에서 가장 안타까운 사람은 편의점 사장 박형식이 아닐까. 적어도 성혜성은 다시 류명화에게 돌아가지 않았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