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천 (한국 시)
장르 : 시
「창작과 비평 1970년 여름호(제5권 제2호) 」 에 「크레이지 · 배가본드」 외 4편과 함께 실린 천상병 시인의 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이기 때문에 처음으로 이야기하게 되었다.
물론 나는 시를 짓거나 시에 대해 공부한적은 없다. 하지만 이 시가 나에게 왜 와닿았는지, 시에 담겨진 내용이 무엇인지를 이야기할 수는 있다. 내 생각과 함께 시에 담긴 내 해석을 논하도록 하겠다.
이 시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라는 문장을 반복적으로 사용한다. 화자가 하늘에서 왔다는 점을 돌아간다는 단어을 통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무엇을 의도했는지 정확하게는 알 수 없으나 나는 동학의 인내천 사상이나 천부인 사상과도 유사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천상병 시인이 카톨릭 신자기 때문에 하늘로 돌아가리라는 표현을 했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다음 문단에서는 일생을 새벽부터 노을까지로 묘사하고 있다. 새벽빛과 노을빛을 거쳐 마지막에 하늘로 돌아가는 순간이 소풍이 끝나는 날이라는 이야기이다.
동이 틀 무렵부터 해가 지는 무렵까지 소풍을 마쳤다면, 밤에는 잠을 자야 한다. 죽음 또한 영원한 잠이고 소풍을 끝내고 하늘로 돌아가는 것 또한 잠이다.
마지막 문장을 보면 나는 눈물이 날 수밖에 없다. 볼 때마다 항상 이유는 모르겠지만 벅차고 눈물이 찔끔 난다.
소풍이 끝났으니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는 말은 화자가 이야기하는 죽음이란 무엇인가이다.
죽음은 덧없고 슬프다. 하지만 인생이 하늘에서 내려온 우리에게 주어진 소풍이라면, 소풍이 끝난 뒤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아름다웠다고 말할 수 있으리라.
천상병 시인의 삶을 살펴보면 기이하고 고통스러웠던 사건이 많으며, 이 시가 「창작과 비평」 지에 발간된 시기에는 문학 동료 김관식 시인의 사망이라는 사건이 있기도 했다. 가까운 사람을 잃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죽음의 무게가 조금이라도 가벼워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시를 썼던 것은 아닐까,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아래는 시 전문이다.
귀천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