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촌방향

북촌방향 (한국 영화)
장르 : 드라마

2011년 9월 8일 개봉한 홍상수 감독의 영화.

시작하자마자 새빨간 화면에 튀어나오는 오프닝 크레딧이 독특하고, 끝날 땐 그에 대비되는 하늘색 엔딩 크레딧이 올라간다. 시대에 맞지 않는 흑백 영화인 점도 또 독특하다.

메인 스토리는 왕년에 영화감독이었다가 지금은 지방에서 교수 일을 하는 성준이 서울 북촌에 올라와 선배 영호를 만나는 이야기이다. 다만 이상한 점이 하나 있는데, 동일한 날이 아닌 하루가 계속 반복되는 것 처럼 보인다.

첫 날에는 고갈비집에서 옆 자리 사람들과 합석하여 술을 마시다가 갑작스레 헤어진다. 그리고는 옛 연인으로 보이지만, 또 모종의 이유로 이별한 것으로 보이는 여자 경진을 찾아가 잠시간의 시간을 보낸 뒤, 헤어진다.

다른 날, 주인공 성준은 선배 영호를 만나 ‘소설’이라는 이름의 술집에 가서 술을 마신다. 선배가 아끼는 후배 선미도 함께 갔다가, 곧 헤어진다.

또 다른 날, 주인공 성준은 선배 영호와 선배가 아끼는 후배 선미, 그리고 전에 알던 배우 중원과 함께 ‘소설’이라는 이름의 술집에 가서 술을 마신다. 만두를 사러 나가던 술집 주인과 돌아오는 길에 키스를 하고, 곧 헤어진다.

또 다른 날, 주인공 성준은 선배 영호와 선배가 아끼는 후배 선미, 그리고 전에 알던 배우 중원과 함께 ‘소설’이라는 이름의 술집에 가서 술을 마신다. 먹을 걸 사러 나가던 술집 주인과 돌아오는 길에 술 취했던 전날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 키스를 하고, 다시 돌아와 하룻밤을 같이 보낸다.

주인공은 계속해서 “소설이란 곳에서…” 라고 말한다, 작중 이 술집을 세 번이나 방문했는데, 모든 사람이 처음 오는 것처럼 행동하기도 하고, 이 장소에 대해 잘 아는 것처럼 행동하기도 한다. 마치 시간의 흐름에 갇힌 듯, 주인공 성준의 모습만 계속해서 되풀이되고 반복된다.

이 영화는 왜 흑백일까. 이는 시간대를 헷갈리게 하기 위한 장치이다. 흑백의 스크린 속에서 반복되는 시간이 낮인지, 저녁인지, 밤인지, 새벽인지 우리는 가늠하기 어렵다.

시간 속에 갇힌 듯한 주인공 성준도, 후회가 남은 듯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는 떨떠름한 영화감독 시절의 과거도 알지 못한다. 마치 북촌 방향의 어느 골목에서 길을 잃은 듯한 주인공의 모습만 보일 뿐, 완벽한 전후를 이해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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