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비 딕 (Moby-Dick; or, The Whale)

모비 딕 (Moby-Dick; or, The Whale) (미국 소설)
장르 : 오디오북, 모험

1851년 10월 18일 영국에서 최초로 출간된 미국의 소설가 허먼 멜빌(Herman Melville)의 소설. 오디오북으로 들었다.

막상 들었는데 분량도 너무 많고 장대하며, 어디서부터 써야 할 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내가 들은 오디오북에는 길고 짧은 135장의 회차와 에필로그, 3장의 해제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해제에서는 허먼 멜빌의 생애와 작품의 설명에 이르기까지 번역가로서 본 「모비 딕」 의 내용과 해석이 서술되어 있었다. 러닝타임은 약 20시간.

우선 이야기는 대부분 주인공 이스마엘의 시점에서 전개된다. 상선에서 근무한 적이 있던 이스마엘이 어쩌다 포경선에 타게 되어 고래잡이를 나서는지, 친구 퀴퀘그와 에이해브 선장, 그 외의 다양한 인물들과 사건을 겪은 과정을 보여준다.

주인공의 시점이 대부분이라고 적은 이유는 이 작품의 다양한 시도에 있다. 전체 내용의 1/3은 고래에 대한 학문인 고래학으로 채워져 있다고 봐야 할 만큼 다양한 고래 종류에 대한 이야기, 서식지, 생태, 특징, 그리고 거기 얽힌 이야기와 세간의 평 등등 정말 수도 없이 많은 정보를 내포하고 있다. 내가 문학 작품을 편 것인지, 고래에 대한 기술과학 작품을 보고 있는 것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고래 얘기와 포경 얘기만 주구장창 하고 있을 때도 있다.

그리고 또 일부는 마치 연극을 보는 듯 한 극본 투의 이야기로 구성이 되어있다. 주로 에이해브와 스타벅의 말싸움, 핍의 혼잣말 등의 장면에서 그러한데 애시당초에 글의 설계가 연극을 고려하였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이는 후술할 다양한 문학작품의 언급과도 연계된다.

문학작품의 언급 또한 만만치 않다. 가장 빈번하게 언급되는 「성경」 구절과 이야기 내의 「성경」 에 대한 상징성과 유사성, 그리고 「그리스 로마 신화」, 셰익스피어의 작품들 등 전부 세어 보진 않았지만 약 160여 개의 작품이 언급된다고 한다. 특히 상당히 반복적으로 언급되는 셰익스피어의 이야기를 보면 어느 정도 「모비 딕」 의 연극화도 작가가 기대하지 않았을까 싶다.

예언자들의 예언을 보는 듯 한 다양한 상징과 비유, 역사적 배경과 미지의 영역에 대한 탐구는 이 책의 광대무변한 깊이가 마치 인간의 발길을 허용하지 않는 깊은 바다처럼 느껴질 뿐이다. 물론 실제로 예언자가 나오긴 하지만, 그건 별개로 말이다.

책을 오디오북으로 들을 때 마다, 특히 세간의 평가가 높고 역사적인 고전을 들을 때 마다 느끼는 점이지만 언제나 오디오북은 활자를 따라가지 못한다.

생각할 시간을 주고, 문장을 소화할 시간을 주고, 깊이 있는 사고를 하기 위해서는 누군가 읽어주는 책은 그다지 도움되지 않는다. 역사적으로 고평가받는 책을 그저 한 번 듣고 내 짧은 식견에서 비평하기는 쉽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어렵고 난해하다는 점은, 책으로 읽어도 동일한 의견일 것 같다. 하지만 적어도 조금 더 소화할 기회는 얻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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