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몽 살구 클럽

자몽 살구 클럽 (한국 소설)
장르 : 학교, 자살, 범죄, 가정폭력

싱어송라이터 한로로의 첫 번째 단편 소설이자, 세 번째 EP인 「자몽살구클럽」 앨범의 배경이 되는 책. 일종의 북 앨범이다.

친구가 잠시 빌려줘서 읽었는데, 손바닥 크기의 약 200페이지 분량의 짧은 책으로, 다 읽는 데는 약 1시간 정도가 걸렸다.

메인 스토리는 어느 중학교의 비밀 조직에서 모인 네 명의 여학생들의 이야기이다.

통칭 《자몽 살구 클럽》이라는 이름의 모임은 자살하고 싶지만 한편으로는 ‘살구 싶은’ 학생 네 명이 모여서, 각자에게 자살을 유예할 수 있는 이유를 20일 간 만들어주는 활동을 하는 클럽이다.

이야기는 영화감독이 꿈인 보현, 학생회장 태수, 태수의 친구 유민과 주인공 소하가 순서대로 자신이 왜 죽고 싶으며, 또 왜 살고 싶은지 이야기하는 구조로 흘러간다.

나는 한로로라는 사람은 잘 몰랐지만, 싱어송라이터라는 본직에 걸맞게 굉장히 감성적이고 서정적인 문체를 가지고 있다. 비록 초반부에는 주제에 걸맞지 않았던 가벼운 구어체가 쓰여 다소 경박한 느낌이 나긴 하지만, 전반적인 묘사는 매우 시적이며 특히 태수의 이야기가 나오는 중반 이후부터는 무거운 이야기 전개의 흐름이 분위기를 옥죈다.

이야기의 구성이 아마추어 작가 같지 않은 느낌을 준다. 비록 미숙하고 약하지만 최선을 다해 살아보려고 하는 학생들의 모습과 대비되는 차가운 현실을 상당히 현실적이고 먹먹하게 표현했다.

작품의 마무리가 다소 갑작스럽고 이야기 내내 결말에 대한 복선이 없었던 터라 이런 열린 결말이 약간 의아하긴 한데, 원래 세상의 모든 이야기들이 아름답고 행복하진 않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이 때때로 힘들 때 자살을 생각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작가가 우리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말을 추측해보면, “완벽하고 행복한 삶만이 살아갈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다. 미숙한 우리를 살게 만드는 건 서로에 대한 사랑이다.” 가 아닐까 싶다.

아래의 유튜브 영상은 앨범 「자몽살구클럽」의 수록곡 「__에게」 이다. 태수에게 유민이 보내는 이야기를 곡으로 만든 듯한 노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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