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각공원 – 김행숙

조각공원 (한국 시)
장르 : 시

2003년 김행숙 시인이 처음으로 낸 시집 「사춘기」 가장 첫 시로 실린 시.

지인에게 이 시집을 추천받은 후 가장 처음 보게 된 시인데 과연 이 시가 무엇인가? 싶었다. 시의 형식이나 서정감이 있는지 모르겠으며, 마치 시인 이상의 난해한 시를 보는 듯 싶었다. 물론 그러한 시보다는 덜 난해한 것 같지만.

먼저 제목의 「조각공원」 이 무슨 의미인지 생각해 보았다. 가장 단순하게 느껴진 것은 시인이 주변 조각공원에서 본 풍경을 이야기한다고 생각했다. 서울 모처의 조각공원 어딘가에 앉아 주변 비둘기와 「무제 Ⅱ」 라는 조각상, 그리고 잔디를 쓰다듬던 여자를 본 에피소드가 아닐까? 하는 풍경이 그려진다.

또한 이 시에서는 비둘기와 잔디, 그리고 한 여자와 「무제 Ⅱ」 간의 관계성이 느껴진다. 하지만 나에게는 그 관계성에 대해 작가의 어떠한 의도나 감정이 느껴지진 않았다..

나 또한 그녀가 하는 생각을 알 수 없었다.. 오랜 시간을 생각했지만, 그저 끄덕끄덕 시간이 흘러가고 있었다.

아래는 시 전문이다.

조각공원

 비둘기 한 마리가 발가락 사이에 부리를 넣었다 뺐다 넣었다를 시계추같이 반복한다. 그의 발가락 옆에서 「무제 Ⅱ」 라는 그의 이름을 보았다. 끄덕끄덕 시간이 흘러가고 있었다.

 잔디를 손바닥으로 쓸면서 한 여자가 그의 곁에 앉아 있었다. 그녀의 손바닥이 느리게 움직일 때마다 풀들은 순순히 몸의 방향을 바꿨다. 그녀가 하는 생각을 알 수 없었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