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스러운 피 (Santa Sangre) (프랑스 영화)
장르 : 호러, 종교, 젠더
1989년 5월 칸 영화제에서 최초로 개봉한 영화. 김행숙 시인의 시 「성스러운 피」 를 이해하기 위해 봤다.
감독이 칠레에서 프랑스로 이민을 갔기 때문에 프랑스 영화로 친다.
여느 호러 영화들과 마찬가지로 굉장히 기괴한데, 의외로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고 한다. 1940년대 멕시코의 연쇄살인범 그레고리오가 30명의 여자를 살해한 후 정원에 파묻어버린 사건에 대해 감독이 직접 인터뷰하고 사실을 확인한 후 제작했다고.
스토리는 서커스단을 운영하는 아버지와, 강간당한 뒤 양 팔이 잘려 죽은 소녀를 성녀로 섬기는 사이비 종교의 교주인 어머니를 둔 아들 피닉스가 주인공으로 시작된다. 서커스단의 코끼리가 코에서 피를 뿜으며 죽고, 장례를 치른 시체는 빈민들이 뜯어가며 환호한다. 어머니는 아버지의 불륜을 참지 못해 아버지의 성기에 황산을 뿌린 뒤 아버지에게 팔이 잘려 죽고, 아버지는 자살한다.
잇다른 사건에 충격을 받은 주인공 피닉스는 정신병동에 입원하고 성인이 될 때 까지 원시인같은 삶을 살다가 어머니를 보고 정신병원에서 탈출하여 어머니가 시키는 대로, 피닉스가 좋아하는 여자들을 계속 죽이며, 어머니는 피닉스를 자신의 팔처럼 다룬다.
이 영화에서는 다양한 것들에 대한 비유가 숨어있다.
지속적으로 이야기하는것은 여성과 남성, 그리고 종교와 구원에 대한 이야기이다.
불륜을 하던 아버지와 피닉스에게 강제로 새겨진 독수리는 남성성을, 어머니의 팔을 대신하는 피닉스의 팔은 여성성을, 어머니가 모시던 성녀는 순결을, 아버지가 가지고 놀던 창녀는 타락을..
사이비 종교에 집착하는 어머니, 정신병원에 갇힌 피닉스는 마치 예수의 형상을 하고, 환상을 볼 때는 십자가에 못이 박힌 형상으로 묘사된다. 피닉스의 성욕은 아나콘다로, 피닉스가 연기한 마임은 아담과 이브의 선악과 이야기이며, 군인이 벙어리 소녀 알마를 들어올릴 때는 마치 성모인 것 처럼 묘사되고, 영화의 마지막은 「신약성경」 의 시편으로 끝맺는다.
후반부 주인공의 행동은 며칠 전 봤던 책에서의 조현병 증세와 매우 유사하더라. 주인공은 어머니를 보며 자신이 원치 않는 행동을 강요받고, 살인도 저지르며 계속해서 환각과 환청을 통해 이상행동을 한다.
하지만 남성성, 여성성, 종교 그 어느 것도 주인공에게 구원을 주지 못한다. 삶이 혼란스러운 가운데에서 갈팡질팡하는 피닉스와 그를 구원하는 알마가 이 영화의 이야기였다.
모르겠다. 영화가 좀 올드하고 약간은 기괴하며 이런 장르를 많이 접해보지 못한 나에겐 난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