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고니아 (Bugonia)

부고니아 (Bugonia) (미국, 그리스, 한국 영화)
장르 : SF, 범죄, 스릴러, 고어, 피카레스크

한국의 2003년 영화인 「지구를 지켜라!」 를 원작으로 하여 리메이크한, 2025년 개봉한 한국, 미국 합작 영화.

감독은 그리스 태생의 요르고스 란티모스(Γιώργος Λάνθιμος)인데, 영화 「미드소마 (Midsommar)」 를 제작한 아리 애스터(Ari Aster) 감독이 제작을 담당했다.

영화를 좋아하는 지인들과 극장에서 함께 봤다. 제목의 어원은 고대 그리스에서 꿀벌을 만들어내는 의식인 부고니아(βουγονία) 에서 유래한 듯.

영화의 스토리는 전반적으로 원작과 유사하다. 다만 약 20년이 흐른 뒤의 작품이라 영화에 나오는 매체가 비디오에서 유튜브로, 사장의 성별이 남자에서 여자로 바뀐 것 등 몇 가지 변화가 있고 기타 세세한 내용은 조금 바뀌었지만, 어쨌든 큰 틀에서는 비슷하다.

스토리는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많이 적지는 않겠지만, 상당히 호불호가 갈리는 영화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 외계인 SF라는 주제 자체가 상당히 호불호가 갈리며, 일부 고어한 장면도 있고, 연출과 음향도 상당히 께름칙하기 때문.

가장 큰 줄거리는 외계인이 지구에 왔다는 사실을 아는 주인공이 그들을 잡아서 대화(?)를 시도하는 이야기인데, 이 영화의 포인트 중 하나는 과연 그게 진짜인지 가짜인지 판단하는 데 있다.

원작에 비해서 코미디적인 요소를 줄인 것은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위에서 말했던 이 영화의 포인트 중 하나인 미묘한 긴장감을 보여주는 미장센이 약해진 듯 하다. 사실 아예 장르 자체가 변경됐다고 해도 과장이 아닌데, 원작은 초반에는 코미디인 것처럼 보이다가 후반에 스릴러로 변화하는 반전영화였다면 이 작품은 처음부터 범죄 스릴러에 사회적 메시지를 던지는 장르라서 말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적당히 즐기긴 했다. 초반부가 다소 루즈한 면이 있긴 한데 그 이후에는 지속적으로 롤러코스터를 타는 느낌의 스릴감이 있고, 미묘하게 선정적인 장면들을 계속 보여주면서 긴장감을 잡기 때문에 스릴러 영화로는 훌륭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장면은 엔딩 크레딧의 사운드. 특히 새소리만 들리는 평화로운데 폭력적인 음향이 참 모순적이고 소름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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