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디 플레이어 원 (READY PLAYER ONE) (미국 영화)
장르 : SF, 액션, 사이버펑크, 가상현실, 로맨스
2018년 개봉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가상현실 게임 영화, 2011년 출판된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개봉 당시에 봤었는데 오랫만에 다시 봤다.
영화 내 시점은 2045년, 오하이오주 콜롬버스 트레일러 빈민촌에 사는 주인공 웨이드로부터 시작된다.
시작부터 사이버펑크적 세계관을 보여주는 고층 트레일러 빈민가 배경에, 드론 피자배달이나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두 게임중인 모습을 보여주는 게 참 좋다. 근데 이 장면 이후에는 사이버펑크틱한 내용은 거의 나오지 않아 다소 아쉬운 부분.
영화의 메인 스토리는 전설적인 개발자 제임스 할리데이가 개발한 「오아시스 (Ontologically Anthropocentric Sensory Immersive Simulation)」 라는 이름의 가상 현실 게임 내에 숨겨진 이스터에그를 찾기 위한 이야기이다.
참고로 해당 게임인 「오아시스」의 출시 일자는 2025년 12월 8일이라고 한다.
영화 자체가 어마어마하게 특별한 건 없지만 특유의 연출 감각과 높은 영상미가 매우 인상깊다. 액션성이 뛰어난 것도 두말할 것 없고.
또한 각종 게임과 영화, 음악, 애니메이션 같은 다양한 미디어의 오마주와 카메오로 한동안 많이 회자되었다. 특히 당시 인기 게임이던 「오버워치」 라던가, 「스타크래프트」 의 짐 레이너, 「소닉」, 「킹콩」, 「처키」, 「샤이닝」 등등… 이외에도 셀 수도 없을 만큼 다양한 장르가 존재한다.
다만 스토리는 맘에 들지 않는데, 개발된 지 20년이 넘은 게임에 이스터에그가 숨어 있는데 전 세계 인구가 공개 후 5년 동안 아무도 못 찾은 것도 이상하다. 애초에 꽁꽁 숨겨놓고 공지를 안 해도 찾아내는게 게이머인데 말도 안 되는 개연성.
게다가 미션은 찾았는데, 5년동안 깨지지 않는 수준의 절대 못 깨는 난이도였던 레이싱 게임의 해답이 시작 지점에서 뒤로 가기? 장난하나.
그리고 게임을 사랑하여 갖은 역경을 딛고 「오아시스」 를 손에 넣고 가장 먼저 한 일이 화요일, 목요일 셧다운제? 미쳤냐?
한 가지 확실한 건, 원작 소설의 스토리가 문제라고 따지기 전에 이걸 그대로 영화화한 감독이 잘못한 게 맞다고 생각한다. 게이머에 대한 이해가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해당 두 가지 스토리는 절대로 나오지 않았을 것.
물론 이 영화가 저 두 가지 오점에 부숴질 만큼 유치한 영화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분명한 건 완벽한 영화는 아니었다는 거다.
아래는 내가 2018년 3월 영화 개봉 당시 영화관에서 보고 찍었던 포스터

그리고 개봉 당시 혼자 적었던 리뷰가 있어 간략하게 다시 정리해서 들고 왔다.
전 굉장히 재밌게 봤고, 어쩌면 인생 영화로 꼽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던 「레디 플레이어 원」 이라는 영화에 대해서, 우연히 지나가다 본 리뷰에 써 있던 혹평을 보고, 제 생각을 가다듬어 보았습니다.
스포일러에 민감하신 분들은 보지 않으시길 권장합니다.
우선 영화 전체적인 스토리입니다.
제 방식대로 간단하게 요약하면, 사망한 개발자가 자신이 만든 가상현실 게임에서 이스터에그를 찾는 자에게 어마어마한 유산을 준다는 내용입니다.
여러 번 보이던 스토리입니다. 제 학창시절을 함께한 「달빛조각사」도 후반부로 갈 수록 비슷한 내용이 전개되죠.
저는 사실 이런 뻔한 전개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제가 이 영화에 감명받은 건 영화가 끝난 뒤입니다.
나오고 화장실로 가니까 부자로 보이던 두 명이 대화하는게 우연히 들렸는데
아빠는 이거 알아? 라고 하던 10대 후반 아이와, 너는 이거 모르지? 라고 하던 40대 아저씨였어요
저도 비슷하게 느꼈습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휙휙 지나가는 오버워치, 헤일로, 둠, 스트리트파이터부터 이 외에 셀 수 없게 지나가는 수 백 명의 캐릭터들은 지금의 10대에서 50대 후반 세대까지 아우르면서 겹쳐지는 듯 겹쳐지지 않는 공감대를 만들어냈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아는 내용은 분명 다를 지 모르지만 가상현실이 담고 있는 내용은 남녀와 노소를 막론하고 구세대와 신세대 모두가 연결될 거라는 내용이라고.
저는 영화를 이렇게 느꼈습니다.
그래픽적인 면에서도 화려했고, 첫 도입부의 내용에서도 상상할 거리가 많아 좋았어요. 이게 저는 레디 플레이어 원이 좋았다는 이유입니다.
다만 안 좋았던 점도 아예 없지는 않습니다.
주요 캐릭터들이 과도한 지역할당제 캐릭터라고 보여지는게 첫 번째인데, 캐릭터들이 너무 판에 박혀있는 구성입니다.
일단 쇼와 다이토는 그냥 완벽한 일뽕 캐릭터입니다. 쇼는 닌자, 다이토는 무사를 기반으로 하는데, 외관부터 해서 아시안 쿼터제가 너무 심하죠.
특히 후반부에 다이토는 전투 참여 하나도 안하다가, 나는 건담이 되겠어! 하면서 킬딸하는데 굳이 들어가야 했었나 싶었던 부분이기도 하구요.
주인공(백인 남성/가정적 결함), 여자친구(백인 여성/외모적 결함), 절친(흑인 여성), 쩌리1(동양인 남성, 와패니즘 캐릭터), 쩌리2(동양인 어린아이)
악당 두목(백인 남성), 부두목(백인 여성)
허술한 스토리 부분도 짚고 넘어가야죠. 게임 규모는 엄청 세계적으로 설명해 놓고, 5년 동안 열쇠는 하나도 못 찾은 데다가, 첫 레이싱은 뒤로 가기만 하면 클리어? 이거 말이 되나요..
레이싱 게임이 백 명 단위로 하면요, 그 중에 반드시 한 명은 뒤로 갑니다.
이건 그냥 자연적인 법칙이에요. 트롤 불변의 법칙이라는 겁니다.
게임을 수 천만 명이 하면서 결승선 직전에 킹콩 하나 막고 있는 걸로 ‘못깼네~’ 이게 불가능하다는 거고,
게임 아이템 사느라 빚 진 사람을 잡아다가 감금하고 바닥에 폭탄 심기나 시키고 있는 회사라던가, 이런 건 짚자면 한 두 개가 아니긴 하지만 그냥 패스하고.
마지막 엔딩도 게임 폐인을 줄이기 위해 화 목은 게임서버를 닫습니다! 현실만이 진짜니까!
말이 되냐고, 본인도 하루 수 시간씩 게임 하던 폐인이 게임 서버를 닫는다고..?
거의 얼척이 나가버리는 게이머 멸시 엔딩이 가장 이상했네요.
물론 대체로 단점은 대부분 보이지 않을 만큼 적당히 잘 봤구요. 영화는 재밌었습니다.